[5분 칼럼] 육사를 욕보인 육사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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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칼럼] 육사를 욕보인 육사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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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칼럼

“아하, 그런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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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팀

[기자의 시각] 육사를 욕보인 육사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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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출신인 한 야당 국회의원이 지난 1일 육사를 방문했다. 육사 충무관 앞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관련 의정 활동이었다고 한다. 당초 육사가 불허했던 일정이었다. “생도 교육 여건 보장 등을 고려할 때 교정 내 의원들의 정치 활동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육사는 대신 “생도 교육관인 충무관은 가지 않고 접견실에서 학교장과 면담하는 조건”으로 이 의원의 방문을 받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의원은 기습전을 폈다. 약속대로 육사 입구에서 제공된 차량을 타고 접견실로 바로 이동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기 차로 들어가겠다고 고집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의원 유튜브 영상을 보면, 그는 학교 관계자들에게 소리를 지르다 차를 버려두고 막무가내로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흉상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학교장이 찾아오자 한쪽에 세워 놓고 왜 내 차를 못 타게 했느냐고 나무랐다. 전투복 차림인 학교장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 의원과 같이 온 다른 야당 의원 3명도 학교장을 가운데 세워 놓고 돌아가면서 “우리를 못 믿어서 그러느냐”고 삿대질했다. 의원 비서들은 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공개했다.

의원들은 충무관 흉상 앞에서 다시 한번 학교장을 차렷 자세로 세워 놓고 꾸짖었다. 금요일 낮이던 그 시간, 생도들은 충무관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선배로서 가장 안타까운 게 왜 육사를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느냐는 겁니다. 생도들이 뭘 배우겠어요? 이전 백지화하세요. 윤석열 정부 백지화 너무 잘하는 정부예요.” “일방적 의견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정치가 문제예요. 그 중심에 대통령과 국방부가 있죠. 이 정부가 군을 어떻게 대했습니까? 세상에 그렇게 무식한 점령(대통령실 이전)이 어딨습니까?”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 군, 그것도 아직 임관도 안 한 생도들이 다 듣는 데서 다른 사람도 아닌 현역 3성 장군인 학교장에게 망신을 주고, 군 최고기관과 군 최고 통수권자를 ‘점령’ 같은 표현을 써가며 폄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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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쓰레기는 되지 말자

누군가 많이 찔렸던 모양이다.

설치미술가 이광기(52)씨가 제작한 ‘간판’ 하나가 지난달 뚝섬유원지역 인근 철교 밑에 나붙었다. 짧은 텍스트만으로 관람객의 인식을 건드려온 작가답게 단순 명료한 여덟 글자였다. 쓰·레·기·는·되·지·말·자. 한강공원 일대에서 10월까지 진행하는 ‘한강 조각 프로젝트’ 출품작으로, 오가는 인파에게 여러 상념을 유도하는 경구(警句)였으나, 즉각적인 항의에 먼저 부딪혔다. “기분 나쁘니 치워 달라”는 시민들의 민원이 서울시 다산콜센터와 국민신문고로 접수된 것이다. 나는 의아했다. 이 민원의 함의는 대체 무엇인가. 그냥 쓰레기가 되도록 내버려두라는 부탁인가, 이미 쓰레기인데 뭐 어쩌라는 반발인가. 서울시 측은 기민하게도 일주일 뒤 해당 작품을 뜯어냈다.

착하게 살지는 못해도 악당은 되지 말자는 이 최소한의 권유는 4년 전 부산에서도 거부당한 바 있다. 당시엔 ‘바다미술제’가 열린 다대포해수욕장 인근 다대쓰레기소각장 외벽에 설치됐는데, 일부 주민이 “이게 무슨 예술이냐” “우리를 쓰레기 취급하느냐”며 철거를 요구한 것이다. 당초 LED 조명으로 고깃집처럼 야간에도 불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항의가 계속되자 소등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에게 전화해 작품 의도를 물어봤다. “사람마다 지닌 쓰레기 같은 본성을 제어하자는 나 자신의 다짐과도 같은 문구”라고 설명한 뒤 작가는 말을 이었다. “부산이 어찌 보면 서울보다는 지방 아닙니까. 혹시 서울은 다를까? 이런 생각도 없지 않았죠. 그런데 별거 없더라는 겁니다.”

대중의 호오(好惡)가 다 같을 수는 없다. 단어나 문장만으로 전시 공간을 채우는 미국의 바버라 크루거, 제니 홀저 등의 작품 유형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쓰레기’라는 표현을 다소 도발적으로 느낄 수도 있다. 저게 뭐냐고, 황당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결사반대를 부르짖는 것은 다른 양태다. 해석 자체를 거부하는 적개심이니까. ‘쓰레기는 되지 말자’는 말이 대단히 창의적이거나 난해한 구호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건 양심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부산이든 서울이든, 과거든 현재든, 이 상식적인 권유를 대하는 민도(民度)에 변화가 없다는 점은 슬프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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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의 자작나무숲]미인의 초상

애초 미인의 초상은 실제 모델을 앞에 놓고 그린 것이 아니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미인도 어딘가 결점이 있기 마련인지라, 고대 화가는 이 여자의 눈, 저 여자의 코, 또 다른 여자의 입 등을 끌어모아 조화로운 이상형을 완성해냈다. 그렇게 만든 초상을 통해 가령 눈은 어때야 하고, 코는 어때야 한다는 식의 기준이 자리 잡았다.

문학은 미술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시각적으로 그려진 미인에 대해서는 이렇고 저렇고 이의를 제기해도, ‘미인’이란 단어 자체는 반론이 불가하다. ‘미인’이라 하면 미인인 줄 아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미인인지는 각자 머리에 떠올리면 된다. 귀에 들린 멜로디보다 들리지 않은 멜로디가 더 달콤하듯(존 키이츠), 형언되지 않은 아름다움이 더 유혹적일 수 있다.

그러나 문학의 숙명은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에, 시인은 무모한 줄 알면서도 여인의 아름다움을 경쟁적으로 서술해왔다. 호메로스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렌에게 ‘흰 팔’과 ‘아름다운 금발’을, 이탈리아의 시인 페트라르카는 영원한 연인 라우라에게 ‘황금빛 머릿결’과 ‘깊고 빛나는 눈’과 ‘천사의 걸음걸이’를 부여했다. 단테가 읊은 구원의 여인상 베아트리체는 ‘별보다도 밝게 빛나는 에메랄드 색 눈’과 ‘천사의 목소리’를 지녔다. 여신과 마돈나에 비유된 저 경이로운 자태의 공통분모가 서구 미인의 전형이다.

얼핏 바비 인형과도 겹쳐지는 이 전형에 반기를 든 것은 현대의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낭만주의 시인들이었다. ‘어떤 소설을/ 펼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녀의 초상. 무척이나 아름다워/ 나도 한때 사랑했건만,/ 이제는 너무나 지겨워졌다.’(푸시킨) 낭만주의 예술관에 걸맞게, 미인에게도 독창성과 개성이 필요했다. 그래서 남들이 다 말하는 아름다움이 아닌 아름다움, 대칭적 조화가 아닌 조화로움을 드러내기 위해 부정 어법을 선택했다. 무엇이 아름다운가보다 무엇이 아름답지 않은가를 말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에 등장하는 타티아나, 무수한 미녀를 압도하는 그녀의 아름다움은 이렇게 묘사된다.

[김대중 칼럼]저출산.고령화로 ‘소멸’하는 나라


지난주 미국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에 흥미롭지만 우리에게는 결코 흥미로울 수만은 없는 기사가 실렸다. 전 세계 나라를 분야별로 조사해서 등급을 매긴, 말하자면 세계 여론조사였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가장 좋은 나라(Best country)’ 부문에서 21위를 차지했는데 ‘강력한 국가(Strong country)’ 부문에서는 6위에 올랐다. 한마디로 ‘힘은 센 나라인데 삶의 질(質)은 힘에 비해 떨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외교·국방·경제 등에서는 일본을 제칠 정도이지만 사회적 목적(40위), 모험성(54위), 사업 개방도(74위) 등에서 크게 떨어져 전체 순위를 끌어내린 것이라고 기사는 설명하고 있다. 그런 항목은 없었지만 여기에 ‘국내 정치’를 넣었다면 우리는 분명 하위로 크게 추락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의 댓글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전 세계 유례없는 저출산율로 소멸 직전의 나라인데 21위라니 너무 높다”는 비꼼조의 촌평이었다. 소름이 돋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서서히 가라앉는 배와 같다는 느낌이 무겁게 다가왔다.

나는 지난 3월 칼럼에서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을 쓴 피터 자이한의 글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 책의 한국어판 서문을 다시 한번 음미한다. “지난 4반세기 동안 보인 (한국의) 인구구조 없이는 (지금의) 자본구조나 노동생산성 수준도 유지하지 못한다. 한국은 수출과 수입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이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고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다. (중략) 에너지 접근, 물리적인 안보, 안정적인 노동력, 시장과 원자재 접근 등 어떤 문제에도 ‘하나같이’ 한국은 이미 가장 심각하게 노출돼있다. 운송, 금융, 에너지, 원자재, 제조업, 농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가속화하며 서로 중첩되는 여러 위기에 직면한 세계에서 한국이 어떻게 버틸지 모르겠다.”

이런 지적 앞에 우리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출산과 고령의 문제는 어느 지도자 한두 사람에 의해 또는 어느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도 없고 또 설령 어떤 결단이 내려진다 해도 10년 20년 내에 해결될 수도 없는 한계를 지닌 것이다. 지금 국민적 각성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 효과는 20년 30년 뒤에나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판은 지금 내전(內戰) 상태다. 총만 쥐여주면 서로 쏘아 죽일 태세다. 정치 싸움하는 데 온 정신이 팔려 20~30년 뒤 한국인 존폐의 문제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칭찬’ 소통과 ‘잔소리’ 소통

‘쉼’에 대한 중요 키워드를 둘 꼽는다면 ‘기대’와 ‘기억’이다. 다음 주 연휴가 있다면 보통은 이번 주부터 그 기대에 마음이 좋다. 휴일이 오지도 않았는데 이미 마음엔 ‘멘털 브레이크 (mental break)’가 작동되는 것이다. 멘털 브레이크는 일과 삶의 스트레스 공간에 몰입되었던 나를 잠시 빠져나오게 해 힐링 공간으로 이동시켜 준다.

그런데 실제 연휴는 막상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갔다면 여행지가 생각보다 별로 안 좋을 수 있고, 연휴 중 일정이 너무 빡빡해 오히려 마음이 지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연휴에 대한 기억이 피곤함으로 저장된다. 오늘의 기억은 다음의 기대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휴가 마땅치 않았다는 기억이 몇 번 쌓이면 다음 연휴에 대한 기대도 약해지기 쉽다.

비행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 주 해외여행을 간다면 그 기대에 멘털 브레이크가 작동해야 하는데 오히려 과거 비행공포 기억으로 마음이 불안하다. 여행의 기대가 불안감으로 바뀌고 실제 여행도 공포 경험이 될 수 있다. 그 기억이 회피 반응을 키워 실제로 여행을 포기하게도 한다. 비행이 누구에게나 조금은 불안감을 주지만 앞의 경우 같은 비행 공포는 가짜 뉴스처럼 과장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가짜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공포가 쉽게 줄진 않는다. 필요하다면 약물과 상담으로 공포 반응을 줄이고 ‘깡’을 키워 여행에 도전해야 한다. 처음엔 쉽진 않지만 해외여행을 무사하게 마치고 돌아오는 경험을 하면 긍정적 기억이 과거의 공포 기억을 덮어 버린다. 공포가 아닌 기대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다음 주 추석 연휴가 있다. 좋은 기억으로 남길 계획을 미리 생각하는 것이 이번 주 기대감도 더 크게 할 수 있어 좋다. 조언을 한다면 가족을 만날 때 ‘칭찬’ 소통을 해보라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니 나쁜 의도는 아니지만 ‘결혼 안 해?’ ‘취직은 어떻게?’ 같은 ‘잔소리’ 소통이 나오기 쉽다. 잔소리가 칭찬보다 빠르다. 그래서 칭찬을 미리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만났을 때 칭찬 소통을 먼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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