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니 상처가 아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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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니 상처가 아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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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문턱에 서면 가끔 악몽처럼 떠오른다. 내 생애의 아픈 흉터, 1989년 초겨울의 이른바 ‘연탄가스 사건’. 젊은 세대가 들으면 그게 뭔 소리인가 싶겠지만 그때만 해도 겨울이면 왕왕 있던 일이었다. 전말은 이랬다. 어느 날 서울대 교수 회의에서 우리는 왜 모든 역사가 구전과 설화밖에 없느냐, ‘동경예대 백년사’ 같은 책 한 권이 없느냐, 우리도 당당한 대학사(大學史)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적이 있었다. 그랬는데, 말한 사람이 써보라며 덜컥 이 일이 내게 떨어지고 말았다. 자승자박.

변변한 자료 없이 1985년 시작한 이 일은 1989년이 다 가기까지 지지부진, 끝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궁지에 몰린 나는 대학 앞 고시촌에 방 하나를 얻어 들어갔다. 고시 공부 하듯 달라붙어 그해가 가기 전 끝장을 볼 작정이었다. 문제는 처음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훅 끼쳐오던 역한 냄새. 주인은 오래 비워놔 그런 거라 했지만 어깨 너머로 곰팡이 핀 벽지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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