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칼럼] 신윤복.김홍도는 ‘새로운 한양’을 다큐처럼 그렸다

인터넷 뉴스


지금 한국의 소식을 바로 확인해보세요.

[5분 칼럼] 신윤복.김홍도는 ‘새로운 한양’을 다큐처럼 그렸다

조선닷컴 0 150 0 0

33266_1623191421.png
33266_1606093681.png
[유현준의 도시이야기] 신윤복.김홍도는 ‘새로운 한양’을 다큐처럼 그렸다
33266_1693468527.jpg

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조선 시대 화가라면 김홍도와 신윤복일 것이다. 두 화가는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정조 시대에 활동했던 화가다. 두 화백은 그 시대의 일상을 담은 그림들을 남겼다. 장터에서 씨름하는 모습과 구경꾼들, 그 옆에 엿을 파는 아이도 보인다. 국밥을 파는 사람, 여인에게 추파를 던지는 선비들, 달밤에 연애하는 남녀, 시냇물에서 목욕하는 여인을 훔쳐보는 스님 등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여과 없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조 시대는 왜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릴까? 이를 이해하려면 선대왕인 영조의 업적을 살펴보아야 한다. 영조는 탕평책을 펼치기도 했지만 건축가인 나의 눈을 끄는 업적은 청계천 준설이다. 준설이란 개천 바닥에 쌓인 흙을 퍼내는 일이다. 포클레인도 없던 당시에는 엄청난 노동력과 국가 예산이 드는 큰 토목사업이었다. 영조는 왜 힘들게 청계천 준설 사업을 했을까?

로마제국 시대 로마는 도시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아퀴덕트라는 상수도 건축물을 만들었다. 그런데 인구 30만 명의 한양에는 그런 시설이 없었다. 한양은 화강암 암반을 가지고 있어서 땅에 우물만 파도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상수도 건축물이 따로 필요가 없었다. 도시에는 하수도 시설도 필요한데, 한양은 청계천을 하수도 시설로 사용하였다. 그렇게 청계천 물은 생활 폐수로 더러워졌다. 조선 초기에는 우물 상수도와 청계천 하수도 시스템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후기에 접어들자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린다. 비가 오면 땔감으로 사용할 나무를 벤 민둥산의 흙이 깎여서 개천으로 흘러들어 간다. 시간이 지나면 그 흙이 개천에 쌓여서 바닥면이 높아진다. 바닥면이 높아지면 조금만 비가와도 물이 넘쳐서 홍수가 난다. 그러면 청계천의 더러운 물이 넘쳐 주변 인가의 우물에 들어가게 되고 식수가 오염된다. 식수가 오염되면 전염병이 발생한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이런 악순환이 자주 반복되었다.

[朝鮮칼럼] ‘뇌물 먹은 특검’의 대통령 기소, 어떻게 볼 것인가

33266_1693468604.jpg

“모든 크레타 사람은 거짓말쟁이다”라고 외친 에피메니데스는 크레타 사람이었다. 고로 그의 주장은 참일 수 없다. 고전 논리학에 나오는 “에피메니데스의 역설”이다. 단지 논리학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 속엔 인간의 허위의식과 자가당착을 꼬집는 촌철살인이 담겨 있다. 인간세엔 소도둑이 바늘 도둑을 매타작하고, 부정한 판사가 결백한 피고인을 심판하고, 썩은 정치인이 깨끗한 공직자를 단죄하는 블랙코미디가 다반사로 펼쳐진다.

탄핵 정국에서 대통령을 뇌물 먹은 범죄자로 만든 박영수 전 특검이 최근 스스로 구린 돈을 챙긴 특대형 부패 혐의로 구속·기소되었다. 검찰을 대신할 특별검사라면 특별히 정직하고, 청렴해야 하지 않나? 그 점에서 박 전 특검의 수뢰 혐의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 거래 의혹보다 더 충격적이다. 술에 취한 경찰이 음주 운전자를 잡겠다며 경찰 차량을 몰면, 위법한 공무 집행이며, 그 자체가 음주 운전이다. 뇌물 먹은 자가 특검이 되어 대통령의 비리를 캐는 상황은 더할 나위 없이 부조리하다. 사기 전과자의 법정 증언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뇌물 먹은 특검의 법적 행위는 공신력(public trust)을 상실한다.

탄핵 정국에서 박 전 특검은 사상 최대 규모의 수사단을 이끌며 90일간 30명을 기소하여 13명을 결국 감옥에 보냈다. 많은 국민은 그의 활약에 열광했고, 언론들은 “가장 성공한 특검”이라 칭송했다. 한데 검찰에 따르면, 그는 이미 2015년부터 대장동 업자에게 연봉 2억원을 받고 있었고, 20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우리은행에 로비하여 1500억 원의 대출 의향서를 발급하게 했다. 진정 대통령 탄핵이란 헌정사의 위기 상황에서 뇌물 사범이 특검직을 수행하는 법조 농단이 일어났단 말인가.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59] 다시 도진 아부 문화
33266_1693468699.jpg

예부터 중국엔 손님 맞아들이는 의례가 풍성했다. 중국인이 만들어낸 어휘에서도 그 점은 충분히 두드러진다. 환영(歡迎)이라는 말이 우선 그렇다. ‘기쁘게 맞이하다’라는 뜻의 단어다. 그와 더불어 상대를 높이는 방식도 발달했다. 광림(光臨)이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영광스러운(光) 방문(臨)’이라는 맥락이다. 같은 흐름으로는 광고(光顧)라고도 적고, 은혜로운 그것이라서 혜고(惠顧)라고도 한다. 아예 ‘내려오시다’라고 해서 강림(降臨)으로 할 때도 있다.

손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신다는 뜻에서 탓할 바가 없는 표현들이다. 그러나 굴곡이 지고, 그늘마저 드리우니 문제다. 지나친 위계(位階)나 이해(利害)에 눌려 비굴하다 못해 상대에게 제 모든 것을 맡기고 기댈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영합(迎合)이라고 하는 경우다. 손님 또는 상대를 맞이해 나아가(迎) 그에 자신을 아예 합쳐버리는(合) 일이다. “대중에 영합하다” 하는 식으로 우리도 자주 쓰는 말이다. 제 이해관계에 따라 본뜻을 굽혀가며 누군가를 추종하는 일이다.

봉영(逢迎)이 같은 행위다. 매사에(逢) 남의 뜻에 따르는(迎) 일이다. 사실상 아첨(阿諂)이나 아부(阿附)와 동의어다. 그저 남의 것을 받드는 봉승(奉承)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때론 아유봉승(阿諛奉承)이라는 성어로도 적는다.

文 정부 ‘3대 펀드 사기’ 재수사가 밝혀야 할 의혹

문재인 정부에서 대형 금융 사건이 세 차례 터졌다.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펀드 사건이다. 사모 펀드가 은행과 증권사 창구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투자 상품을 팔았다가 펀드 부실화로 환매(還買)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 추산으로 라임 펀드는 4473명에게 1조5380억원, 옵티머스 펀드는 884명에게 5084억원, 디스커버리 펀드는 1278명에게 2612억원의 피해를 줬다. 모두 6635명이 이 펀드 상품을 샀다가 2조3076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 사모 펀드들은 투자 손실로 환매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도 상품을 팔아 그 돈으로 ‘돌려막기’를 했고 피해는 눈덩이처럼 더 불어났다.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당시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방치했거나 누군가 봐주지 않았다면 벌어지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건화된 이후 이 펀드들을 수사한 문재인 정부 검찰과 경찰도 ‘비호자’들은 밝혀내지 못했다. 미처 해외로 도피하지 못한 펀드 관계자와 기업사냥꾼들이 법정에 섰다.

옵티머스 사건에서는 이른바 ‘펀드 하자(瑕疵) 치유 문건’이 등장한다. 민주당, 청와대, 법조계의 유력자들이 옵티머스를 위해 한 활동을 옵티머스 대표가 정리한 내부 문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그들 대부분을 무혐의 처리 또는 불입건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중앙지검 수뇌부는 정권에 가장 충성스러운 검찰 간부들로 채워져 있었다.

양해원의 말글 탐험 [203] 엉뚱한 발견

손님이 오셨다. 불을 켰더니 벽으로 휙 날아 앉는 품도, 다리 치켜세운 품도 바퀴벌레는 아닌 듯한데. 순간 흠칫한 게 멋쩍어 짐짓 딴전 피우다 보니 사라져버렸다. 풀벌레라면 집 안에서 찌르륵찌르륵 소리 내도 괜찮으리. 안 그래도 창문 다 열고 자기는 선득한 날씨. 가을은 창 밖에서 얼씬거리는데 이 손님 대체 어디로 갔나. 처음 봤을 때처럼 스스로 나타나면 ‘출현(出現)’이요, 여기저기 살피거나 들춰 찾아낸다면 ‘발견(發見)’이겠지.

‘지하철 유실물 센터는 승강장이나 객차에서 발견한 분실물로 그득하다.’ ‘발견’이 샛길로 빠졌다. 남이 아직 못 찾았거나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을 찾아낸다는 말이니까. 스코틀랜드 네스 호수에 산다는 전설 속 괴물을 찾을 때 어울린다. 승강장이나 객차가 무슨 호수라도 되나. 웬만하면 수많은 사람 눈에 쉽게 띄는 곳이니 발견은 합당치 않은 표현. ‘~에서 주운/습득한’ 해야 알맞다.

어느 방송에서 프로야구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을 분석하며 이렇게 말했다. “(득점이) 20점 넘는 경기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록을 찾기 어려운 오래전도 아니고, 늘 생중계하는 요즘 프로야구를 놓고 발견이라니. 그냥 ‘볼 수 있다’가 옳다.

facebook-snsA.png공유하기twitter-snsA.png게시하기web-snsA.png웹에서 보기
33266_1599020900.png
조선일보
letter@chosun.com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33 027245114
수신거부 Unsubscribe

0 Comments

인기 동영상



포토 제목

포인트 랭킹


커뮤니티 최근글


새댓글


추천글 순위


섹스킹 파트너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