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있는 필립 샤틀리에의 붉은 앙투카 코트에서 여자 선수가 3년 연속 우승 기세를 자랑한 것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롤랑 가로스에서 두 번만 있었는데 세계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그 놀라운 일을 쥐스틴 에넹(벨기에, 2005~2007년) 이후 17년 만에 추가한 것이다. 시상식에 크리스 에버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두 전설이 주는 우승 트로피를 받아든 시비옹테크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세계 여자테니스 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우리 시각으로 8일(토) 오후 10시 10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 있는 코트 필립 샤틀리에에서 벌어진 2024 롤랑 가로스 여자단식 결승에서 돌풍의 자스민 파올리니(15위, 이탈리아)를 1시간 8분 만에 2-0(6-2, 6-1)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2022년부터 지금까지 3년 연속 우승, 이 대회 통산 4회 우승, 그랜드 슬램 5회 우승 감격을 누렸다.

23살 시비옹테크의 러브 게임

2024년 호주 오픈 4라운드(16강) 경험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자스민 파올리니의 돌풍은 여기까지였다. 예상했던 두 선수의 실력 차이가 결승 결과로 나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상대 서브 게임을 먼저 브레이크한 선수는 파올리니였다. 1세트 세 번째 게임 시비옹테크가 서브를 넣었지만 파올리니가 끈질긴 수비력을 자랑하며 시비옹테크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오른쪽 모서리 밖에 떨어지도록 유도한 것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시비옹테크는 곧바로 이어진 파올리니 서브 게임에 집중력을 끌어모아 브레이크 백을 이뤘다. 시비옹테크의 백핸드 다운 러 라인 위너가 완벽하게 러브 게임을 찍어낸 것이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2세트 다섯 번째 게임까지 시비옹테크가 내리 10게임을 따내는 압도적인 게임 운영 능력을 자랑했다. 1세트 여덟 번째 게임도 파올리니가 서브를 넣었지만 시비옹테크의 러브 게임 기록이 또 하나 완성되었으며 이 기세는 2세트 다섯 번째 게임까지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2세트 세 번째 게임은 단 1분 56초 만에 끝났는데 시비옹테크가 만든 결승전 세 번의 러브 게임이 완성된 것이다. 파올리니가 2세트 여섯 번째 게임을 포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따낸 것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이어진 일곱 번째 게임에서 챔피언십 포인트가 188km/h 첫 서브 포인트로 찍혀나왔다. 파올리니의 로빙 리턴이 길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시비옹테크는 자기 플레이어 박스에 있는 코치와 가족들을 향해 무릎을 꿇고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