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폐지 수거하는 부부, 보고 있기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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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폐지 수거하는 부부, 보고 있기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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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눈을 뜨자마자 공기가 뜨거워 현재 온도를 확인한다. 이른 시간인데도 27도, 오늘도 힘들겠다고 생각하며 일찌감치 날씨에 대한 기대를 접고 정신을 수습한다. 숫자에 연연하는 순간 몸을 꼼짝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하루가 되고 만다. 마음이 몸을 지배하지 않도록 아직은 괜찮다, 가만히 버티면 오늘도 무사히 잘 지나갈 거다, 주문을 건다.

무더위에도 하루 한두 번의 외출은 특별한 약속이 없어도 필수 일과다. 간단히 장을 보러 나가거나 더위를 피하고 책도 볼 겸해서 서점에 들르거나, 혹은 매일 채워야 하는 걸음 수를 위해 목적지를 특정하지 않고 도 닦는 심정으로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돈다.

돌아오는 길엔 딱히 볼 일이 없어도 슬그머니 대형 마트에도 들르고 은행에도 들른다. 이렇게라도 에어컨 바람을 맞지 않으면 뜨거운 아스팔트에 몸이 흐물흐물 녹을 것 같은 날씨다.

폭염에도 매일 마주치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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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로 나서는 거리에서 거의 매일 폐지 리어카를 마주친다. 정확하게는 폐지를 모으는 부부와 마주친다. 부부라는 것은 이들이 폐지를 수거하는 것을 오래 지켜보고 알게 된 정보다.

나와 무관했던 어떤 대상에게 마음을 쓰게 되는 것에 반드시 특별한 만남이나 상황이 전제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차지하는 폐지 수거 시장에서 다소 젊은 축에 드는 50대의 부부가 눈에 띈 것에 특별한 사연은 없다. 겨울엔 추위와 눈길이 신경 쓰이더니 지금은 폭염이 신경 쓰인다.

특히나 요즘의 날씨는 모든 육체 노동자를 위협한다. 비 오듯 흐르는 땀과 탈수기에 돌린 수건처럼 말라비틀어지고 새까만 손은 왠지 불안해 보였다. 잔뜩 쌓은 폐지를 실은 리어카는 작은 둔덕도 올라가지 못해 휘청거렸고 밀려 내려가 무슨 사고가 날 것만 같은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가장 무시무시한 곳은 부부가 오래 일하는 장소다. 땡볕이 내리쬐는 주차장 구석, 빈 박스가 무질서하게 내던져진 공간이다. 부부의 폐지 리어카가 고정 주차되는 곳이자 여기저기서 모은 박스가 모이는 현장이다.

공간이나 폐지에 대해서는 건물주나 상점의 양해가 있었겠지만, 그늘 하나 없는 그곳은 아침부터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에 회색 벽돌은 아침부터 뜨겁다. 사방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열기가 부부의 온몸을 달군다. 그곳에서 부부는 리어카에 폐지를 쌓는다.

부부의 폐지는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 자전거 도롯가 화단 옆에도 적당히 쌓여 있다. 중간 야적장이며 부부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쌓인 폐지에 대해서는 다행인지 인근 주민들의 민원은 없는 것 같다.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그곳엔 큰 나무가 많아 그늘을 만들고 의자도 놓여 있다. 지친 몸과 땀을 식히기에 아쉬운 대로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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