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국토횡단...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장거리 자전거여행에는 날씨가 가장 큰 변수다. 날씨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된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먼저 날씨를 살핀다. 여행 중에 비나 눈이 올 조짐이 보이면, 날짜부터 조정한다. 장거리여행에는 자동차들이 다니는 일반도로를 달려야 할 경우가 많아 날씨가 특히 더 신경 쓰인다. 비나 눈이 오는 시기는 무조건 피하고 본다.
비나 눈뿐만이 아니다. 날씨를 살필 때는 풍향과 풍속, 미세먼지 등도 함께 살핀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엔 여행을 떠나더라도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한다. 자전거를 탄 상태에서 맞바람이라도 맞게 되면,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런 날은 페달을 밟는 일이 고역이 될 수도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몇 날 며칠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이번 국토횡단 여행도 어렵게 날을 정했다. 다행히 여행을 시작하는 날인 3일, 날씨가 문제가 될 일은 없어 보였다. 비구름이 서해에서 동쪽으로 서서히 이동한다는 일기예보를 확인했지만, 여행 시작점인 목포에 비가 내릴 무렵 자전거는 이미 그곳을 떠난 뒤가 될 터였다. 하지만 요즘 일기예보는 하루 사이로 급변하는 경우가 많아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자전거를 타고 국토를 횡단하겠다는 생각은 오래 됐다. 하지만 섣불리 길을 나설 수가 없었다. 우선 서해에서 동해까지, 혹은 동해에서 서해까지, 국토를 횡단해서 자전거여행을 한 사례를 찾기 힘들었다. 사례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가려고 하는 길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보니, 국토횡단 구간을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횡단 구간은 '목포'에서 '포항'까지로 정했다.
이 구간을 지나가는 길에는 '광주', '대구' 등의 큰 도시들이 걸쳐 있다. 그 구간에 딱히 무슨 의미를 부여한 건 아니다. 그냥 자전거를 타고 어딘들 못 가겠나 하는 생각이 앞섰을 뿐이다. '군산'에서 '영덕'이나 '울진'까지 달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었다. 그곳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중부 지방 어딘가를 가로지르는 횡단 여행을 한 번 더 시도할 생각이다.
자전거 국토횡단 여행은 4일에서 5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어느 길을 가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거리는 약 400km가 될 것 같다. 앞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종단을 하는 데 5일이 걸렸다. 자전거 좀 탄다고 하는 사람들의 경우 보통 3일이 걸린다고 하는데, 나는 있는 힘을 다해 5일이나 달려야 했다. 국토횡단도 국토종단만큼이나 힘들 게 분명하다.
첫째 날, 목포에서 광주까지
3일 아침, 목포 하늘이 쾌청하다. 공기도 맑고 깨끗하다. 춤추는바다분수가 있는 평화광장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비가 올 조짐 같은 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늘 갈 길이 멀다. 시간을 지체하는 일 없이 평화광장을 떠나 영산강 하구언을 찾아간다. 영산강 하구언에서 시작되는 자전거도로가 강줄기를 굽이굽이 거슬러 올라가 광주를 거쳐 담양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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