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현남의 빨간 립스틱, 이런 의미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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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현남의 빨간 립스틱, 이런 의미 있었네

sk연예기자 0 994 0 0
18년을 고대한 복수가 마침내 완수됐다. 학교폭력 생존자 '문동은'은 신의 은총 없이 제힘으로 존엄을 고쳐 세웠다. 신이 끝끝내 주지 않은 1%의 운은 조력자 주여정과 강현남의 사랑과 연대로 넘치게 대신했다. 용서는 없으니 영광도 없을 거라던 그 한마디가 마음에 걸려 한숨에 회차를 따라간 결과, 오른팔 상처 위에 수 놓인 꽃 타투와 사랑하는 이와 미래를 그리는 동은을 볼 수 있었다.

회개도 사죄도 없던 가해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서로의 스모킹 건을 하나씩 쥐어서 유지한 공동체는 동은이 던진 모난 돌 하나에 산산조각난다. 가해자 5인을 기다린 결말은 죽음이거나, 차라리 죽음이 부러울 만큼 처참하게 부서진 일상이다. 서사는 '악의 징벌'과 '영광의 회복'을 이뤄낸 후 통쾌한 마무리를 지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선 드라마의 큰 줄기인 '생존자의 사적 복수'가 납득될 만한 사건들이 드러났다. 부모가 사회적 위치와 전문 지식을 이용해 아들의 죄를 면피하거나 학교폭력 가해자가 학교폭력을 다룬 콘텐츠를 윤리적 고민 없이 만드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고, 앞으로도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엄습했다.

한편, <더 글로리>의 영향으로 생존자 앞에 마이크가 놓이는 것 또한 체감할 수 있었다. 부정의한 사건들이 알려질수록 <더 글로리>를 시청한 사람들에게 내재된 공통의 감각이 무엇인지 떠올려보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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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악인과 안쓰러운 약자 사이

<더 글로리>에는 3명의 생존자가 나온다. 인생을 걸고 복수하는 문동은, 남편에게 맞지만 명랑한 년으로 자신을 호명하는 강현남, 가해자들의 가장자리를 택한 김경란이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연진을 똑바로 마주한 소희는 결국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모두 사회의 외면과 위계에 의한 폭력이 주는 고통을 공유하지만, 그 공통점이 절대적이지 않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3명의 생존자들은 얼핏 보기에 몸과 마음이 궁핍해 보인다. 피부는 거칠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 것 같고 '저 사람 지금 행복한가?' 하는 무례한 질문까지 튀어나오게 만든다. 하지만 <더 글로리>는 이 동정에 명확한 선을 긋는다. 생존을 위한 모습은 아름답지 않고 타인의 잣대로 판단 불가한 위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은과 현남의 연대와 동은과 경란의 관계는 피해자에게 부여됐던 일종의 이미지를 흔든다.

강현남이 빨간 립스틱을 바른 이유

강현남은 집 앞 슈퍼에서 한 번은 스쳤을 것 같은 친숙함을 가진 중년 여성이다. 삶의 기쁨인 딸 선아가 있고 두 사람은 가정폭력에 오랜 시간 노출됐다. "나는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라고 자신을 부른 현남은 뭐라도 해낼 동은을 알아보고 도움을 청한다. 다름 아닌 남편을 죽여 달라는 것. 복수에 뜻이 맞은 두 여성은 제대로 한 편 먹고 서로의 지지자가 되어준다.

현남에게는 복수하는 여자의 판타지가 있다. 가죽잠바를 입고 핸들을 잡은 비장한 눈빛과 빨갛게 칠한 입술만이 돋보이는 장면이 판타지의 완전체다. 동은은 그런 현남의 판타지를 실현시킨다. 복수 업무에 필요한 차를 받은 현남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이동성을 갖게 된다. 남편의 폭력, 연진의 협박으로부터 멀리 벗어나 선아와 장애물 없는 도로를 쭉 달리는 장면은 현남과 선아의 해방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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