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법안을 새걸로” “청문회 자료 좀” 국회 갑질에 갇힌 행정
지난주 국회 소통관 3층 스마트 워크센터. 50명 정도 일할 수 있는 사무실에서 10여 명이 분주히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이곳은 국회에 출장 나온 정부 공무원을 위해 만든 사무 공간이다. 서류 작업을 하던 중앙 부처 공무원 한 명이 바로 옆 국회 의원회관으로 향했다. 2주째 세종시 집에 못 갔다는 그는 “여당 초선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을 재발의하려는데 새로운 법안처럼 손봐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가보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자리를 뜨기 전까지 국민의힘이 자체 가동하는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자료를 손보던 참이었다. 옆 테이블의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야당이 단독 소집한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에 불출석하면 어떤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보고서를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