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골라 죽이는 연쇄살인마, 더 잔인해진 수법
이제는 명실상부 '노르딕 스릴러'라는 명칭이 생길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나는 그 이전에 북유럽 스릴러에 매료되었던 적이 있다. 아마도 시작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의 죽음>이었던 것 같다. 셜록 홈즈나 아가사 크리스티 등 고전 추리 작가에서 미국 하드보일드, 메디칼 스릴러를 거쳐 일본의 사회파, 박연선의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와 같은 코지 미스터리, 중세 캐드펠 시리즈까지 '잡식'하던 내게 노르딕 스릴러는 신선했다.
독일 <백설공주의 죽음>을 시작으로 현실적으로 떠나기 힘든 '노마디즘'의 욕구를 유럽 각국의 작품들을 통해 충족해 나갔다. 유일한 길조차 얼어버려 밀실이 되어버린 지역에서 범인과의 숨바꼭질을 벌이는 <트랩트>라던가, 상상하는 그 이상을 보여주는 북유럽 추리의 여왕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작품, 고전이 된 스티그 라르손, 요네스뵈의 시리즈들은 물론 헨리 망켈 시리즈,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등 모두 각국의 고유한 지리적 공간감과 함께 북유럽만의 사회적 배경과 그 속에 살아가는 실존적 존재들의 고민을 인상깊게 담아냈다. 그렇게 섭렵하던 중에 적금처럼 남겨두었던 작품이 쇠렌 스바이스트루프의 <더 체스트넛맨>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작품이 넷플릭스 6부작 시리즈로 찾아왔다.
체스트넛이 떨어지는 덴마크의 가을에 연쇄살인이
체스트넛은 밤나무 열매다. '노르딕 스릴러'답게 드라마는 체스트넛이 생산되는 덴마크의 깊은 가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역사적 명소로 유명하다는 코펜하겐, 가을이라는 계절과 스릴러의 배경이 되어 등장하면 빼곡한 건물들로 채워진 공간이 그 자체로 장르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