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피리… 외국인 발음 쉬운 태풍 이름 찾아라
지난 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국가태풍센터. 경력 20년 이상 베테랑 예보관 30여 명이 우리말 단어를 반복해 발음하고 있었다. 산들·가오리·마루·두루미·여우비·반디·고사리·피리·호두·미나리. 이들 10개 단어 가운데 공식 태풍 명칭이 될 것을 고르는 중이었다. 한 예보관은 “순우리말이되, 국제적으로 쓰일 단어라 외국인 입장에서 수백 번씩 발음해보고 있다”고 했다.
요즘 기상청은 새 태풍 이름 찾는 작업이 한창이다. 우리나라가 세계기상기구(WMO) 산하 태풍위원회에 제출해 사용해오던 태풍 명칭인 ‘메기’와 ‘노루’가 지난 7월 퇴출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태풍 이름은 세계 14국 기상청이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돌아가며 쓴다. 그런데 특정 태풍이 막대한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면 비슷한 규모의 피해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제명하고 있다. 작년 2호·16호 태풍이었던 ‘메기’와 ‘노루’는 필리핀에서 총 226명의 사상자를 내 명칭에서 빼기로 했다. 우리나라 몫의 태풍 명칭 2개가 제외되면서 다시 정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