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집권하자 은퇴 번복한 감독... 끝까지 약자 편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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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집권하자 은퇴 번복한 감독... 끝까지 약자 편에 서다

sk연예기자 0 288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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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01.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2016년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평생을 성실한 목수로 살아가던 주인공 다니엘이 심장병 악화로 인해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진 작품이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찾아간 관공서에서 복잡하고 관료적인 절차로 인해 번번이 좌절하는 모습을 통해 약자와 소외계층의 안전망이 되어야 하는 복지정책이 운영자 위주의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전락한 영국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이 작품의 황금종려상 수상이 놀라웠던 것은 당시에 함께 후보에 올랐던 짐 자무쉬, 페드로 알모도바르, 다르덴 형제, 자비에 돌란의 이름이 대단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작품을 연출했던 켄 로치 감독은 이미 5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처리즘을 비판하는 쪽에 서서 노동자와 실직자, 홈리스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온 인물이었다. 이 작품의 수상으로 인해 그 목적과 의미를 다시 한번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셈이다.
 
루이즈 오스몬드 감독의 다큐멘터리 <켄 로치의 삶과 영화>는 그런 감독의 인생을 비추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만들어지고 있던 시점을 기준으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정치적인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었던 켄 로치 감독의 지난 50년의 작업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히 시간 순서에 따라 그가 지나온 작업물을 돌아보는 일대기 같은 작품은 아니다. 한때 영국에서 가장 좌파적인 성향이 강한 감독이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한쪽으로만 치우치게 된 그의 정치적 성향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또 이를 통해 작품 세계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무너뜨리기 위해 바깥에서는 어떤 억압들이 가해졌는지까지 함께 이야기한다. 자신과 반대되는 세상을 향해 그가 어떤 걸음을 걸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02.
이 작품은 켄 로치 감독을 소개하기에 앞서 사람들의 삶에 관한 영화를 만들 때 정치를 빼놓을 수 없다며 운을 뗀다. 극적인 상황과 갈등이 바로 정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가 세상의 진짜 모습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기에 세상의 정치적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사회의 일터에는 두 가지 강력한 세력이 존재하고 그 둘은 서로 적대적이기에 양쪽 중 하나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한쪽의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켄 로치 감독은 '블루 칼라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사회의 다양한 지점에 놓인 약자들의 편에 서서 이야기해왔고, 그 과정에서 반대쪽인 보수 진영의 크고 작은 압력과 저항에 시달렸다.
 
첫 시작은 1960년대 초중반 BBC로부터 몇 편의 단편 작품에 대한 연출을 의뢰받으면서부터였다고 한다. 당시의 산업은 모두 세트장에서 촬영되었고 노동자 계층의 배우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노동자 계층의 사회를 들여다보는 장면이 필요하더라도 상류층 배우들을 캐스팅해 그들이 급을 낮춘 연기를 대신했다. 감독은 이것부터가 계급이 지배하는 영국 사회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여기고 적어도 자신의 작품에서만큼은 이를 탈피하고자 했다. 실제 배경이 되는 장소에 가서 실제 노동자 계급의 배우들이 영상에 등장할 수 있도록 했던 이유다. 켄 로치 감독은 자신의 이런 변화를 통해 노동자 사회와 그 계급의 사람들도 상류층의 사람들처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사랑을 나눌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지금으로 보자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1960년대 당시에는 이조차 굉장히 충격적인 시도였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캐시 컴 홈>(1966, TV)은 BBC로부터 두 번이나 거절당했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의 영국 사회가 안고 있던 주택 문제와 노숙자들의 삶이 적나라하게 투영되어 있어 너무 정치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말이다. 켄 로치 감독은 끄떡하지 않았다. 대중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것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라고 믿을 것이니 그가 몰두했던 것은 어떻게 하면 사실적으로 찍을 수 있는지 단 하나뿐이었다. 영화를 시간 순서대로 촬영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벌써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야만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극 중 캐릭터를 연구할 시간이 생기고 그 상황에서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 연기할 필요가 없어질 테니까. 그에게 진실이란 무엇보다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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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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