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칼럼] 국가 훈장 받은 ‘반도체 생산 달인’, 어쩌다 ‘산업스파이’ 혐의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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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칼럼] 국가 훈장 받은 ‘반도체 생산 달인’, 어쩌다 ‘산업스파이’ 혐의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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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훈장 받은 ‘반도체 생산 달인’, 어쩌다 ‘산업스파이’ 혐의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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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하이닉스 제조본부장 최진석 상무가 채권단 대표 이연수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을 찾아왔다. “구세대 설비로도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 해법이 있습니다.” 당시 채권단은 하이닉스가 자금 부족으로 몇 년째 신규 투자를 못 해 기업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도표까지 만들어 와 열정적으로 설명하던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이 부행장) 채권단의 지지를 얻은 하이닉스는 최 상무 지휘 아래 구세대 장비로 당시로선 최첨단인 256메가 D램을 만들어내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도체 생산 달인’ 최씨는 2009년 국가에서 산업훈장을 받았다. 서울대가 뽑은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도 선정됐다.

◆삼성과의 舊怨

이런 경력을 가진 최씨가 삼성전자의 설계도를 훔쳐 중국에 ‘반도체 복제 공장’을 만든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측은 “물증이 확보된 것만 우선 기소했다”고 말하지만, 최씨는 “검찰이 ‘훔쳤다’고 주장하는 기술은 ‘국가 핵심 기밀’이 아니며, 삼성이 구원(舊怨) 탓에 나를 죽이려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과거 최씨와 삼성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58년생 최씨는 경북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한양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이다. 삼성에서 승승장구해 40대에 임원이 된 그는 2001년 갑자기 삼성을 떠난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 자체 감사에서 최씨와 납품 업체 J 기업 간의 뒷거래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 기업은 지금도 혐의를 부인하지만, 삼성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절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하이닉스 이후 행적

하이닉스에서 눈부신 성과를 낸 최씨는 사장 후보에 올랐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낙마하고 2010년 하이닉스를 떠난다. 이후 STX, 한화그룹 등을 거쳐 2015년 싱가포르에 반도체 컨설팅 업체 ‘진 세미컨닥터’를 설립했다. 진 세미컨닥터는 세계 굴지의 반도체 메이커 마이크론 등과 거래하며 입지를 다진다. 그러던 중 2018년 최씨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될 만한 사업 제안이 들어온다. 대만 휴대폰(아이폰) 제조 기업 폭스콘이 62억달러(약 8조원)을 투자할 테니 중국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출신 엔지니어 200여 명을 스카우트하고, 공장 설계도를 작성하는 등 1년 남짓 준비 작업을 마무리할 즈음, 돌연 폭스콘이 프로젝트 중단을 통지했다. 다급해진 최씨는 중국 지방정부의 투자를 받아 반도체 공장을 짓는 대안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 10여 곳과 접촉했다. 2020년 9월 중국 청두시가 손을 내밀었다. 중국 청두시와 최씨가 6대4로 투자해 합작 법인 CHJS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 인근에 공장을 짓고 시제품 제작에 들어갔다. 놀라운 속도로 18나노급 메모리 반도체 시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제품 수준과 수율이 청두시를 만족시키지 못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최씨의 시제품은 삼성전자가 2016년에 양산한 수준의 제품이었다.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58] 교만이 부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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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淸)대 마지막 황제 부의(溥儀)에 앞서 그 자리를 차지했던 사람은 광서제(光緖帝·1871~1908)다. 그는 기울어가는 왕조의 명운을 되살리고자 나름대로 변법유신(變法維新)의 개혁까지 꿈꿨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쓰디쓴 운명을 맞는다. 꿈을 펼칠 만한 현실적 방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의 그런 품성을 두고 중국인들이 흔히 지적하는 말이 있다. “뜻은 거창하나 재주는 부족하다(志大才疏)”는 내용이다.

이런 사람의 성격을 중국인들은 ‘대의(大意)’라고도 적는다. 나아가 조심대의(粗心大意)라는 성어로도 표현한다. 꼼꼼하지 않고(粗心) 매사에 데면데면하거나 신중치 못한(大意) 사람의 성격이다. 뜻만 거창해 디테일을 죄다 놓치는 경우다.

광서제는 자신의 은인이자 정치적 최대 자산인 서태후(西太后)와 반목하면서 스스로 입지를 크게 좁혔다. 이어 서태후의 안배로 맞이한 황후(皇后)와도 자주 다퉈 고립을 부른다. 그가 신뢰했던 이들은 변법의 이론 토대를 제공한 학자 그룹이었다. 강유위(康有爲), 양계초(梁啓超) 등 이론가들은 학식이 뛰어났을지 몰라도 정치적인 역량은 부족했다. 이들만을 오로지 신뢰한 광서제는 결국 서태후에 의해 감금당하고, 그녀가 죽기 하루 전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포부가 거창하다고 일이 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의리와 충절로 유명한 ‘삼국연의’ 주역 관우(關羽)도 이 점에서 큰 비판을 받는 사람이다. ‘조심대의’의 전형으로 꼽히며, 교만함과 부주의로 인해 촉한(蜀漢)의 핵심 거점인 형주(荊州)를 내주다시피 한 인물이다.

[박성민의 정치포커스]반대를 위한 반대... ‘비토크라시’에 빠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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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로 전환하고 소환을 통보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검찰은 소환 조사 후 백현동 특혜 의혹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다. 오래전부터 예고된(?) 수순이다.

체포 동의안을 청구하면 이번에는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표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고, ‘김은경 혁신위’도 불체포특권 포기와 체포 동의안 가결 당론을 요구한 터라 부결할 명분이 약하다. ‘친명’은 여전히 ‘정당한’ 영장이 아니니 부결이 옳다고 주장하겠지만 갈수록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당대표를 향한 영장 청구를 ‘비회기’ 중에 해달라는 요구가 군색한 민주당의 처지를 보여준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선 이후 1년 반 동안 대선 경쟁 후보에 대해 전방위로 진행된 수사를 이제는 끝낼 때”라며 “민주당은 이 대표를 위한 방탄 국회를 소집하지 않고, 체포동의안이 오면 부결 당론을 정하지 않을 것이며, 비회기 중 영장이 청구되면 영장실질심사를 당당하게 받는다는 세 가지 원칙을 밝혔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끝낼 때’라는 대목에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피로감과 체념이 묻어났다.

예상대로 체포 동의안이 가결되면 남은 변수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 ‘발부’ 혹은 ‘기각’ 여부다. ‘초현실적’ 드라마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고 있다.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압수 수색을 한 데 대해 당시 집권 세력의 주축인 ‘586′이 ‘검찰 쿠데타’로 규정한 이래 ‘초현실적 드라마’는 ‘시즌4′를 맞고 있다. 이젠 끝낼 때가 됐다. 더 가면 ‘심리적 내전’이 아니라 폭력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朝鮮칼럼] 지속가능한 ‘캠프 데이비드’를 위하여

캠프 데이비드에서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의 스킨십은 끈끈했다. 한·미·일 핵심 인사들이 좁은 테이블에 빽빽하게 둘러앉아 호박 소스에 비벼낸 만두 격인 스쿼시 라비올리를 함께 먹은 장면이 그 상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열창으로 상징되는 한미 스킨십, 셔틀 외교 부활의 한일 스킨십이 먼저 있었기에 이런 장면 연출이 가능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의 의미가 워낙에 강렬하기 때문에 화려한 의전이나 미사여구의 포장이 불필요했을 것이다.

이 회담의 외교안보적, 전략적 측면은 바로 사흘 전 이 지면에서 충실히 다뤄졌다. 정치적 측면의 과제가 외교와 안보 측면의 그것만큼이나 무겁고 어렵다는 점을 이제 좀 더 자세히 말해볼까 싶다.

지난 18일, 정상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첫 3국 단독 회의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연례 정상회담에 합의해서 역사를 만들었다”면서 “우리는 올해만이 아니라 내년만도 아니라 영원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로 돌아와서 내년 한·미·일 정상회의는 서울에서 열었으면 하는 뜻을 내비쳤다. 총선 이전이니 이후니 하는 이야기가 벌써 들린다. 내년엔 이 회의가 문제 없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5년에도 열릴까? 모를 일이다.

내년 11월 진행되는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다면,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된다면 이 회의체는 사라지거나 성격이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높다.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는 이미 트럼프를 한 번 겪었다. 그는 비민주적 권위주의·전체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대결에도, 나토와 우크라이나에도, 한미동맹의 역사성과 전략적 의미에도, 한일 관계에도 별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다. 바이든의 모든 레거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앞세운 결속을 부정하면서 1기 때보다 더 매운 맛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 전망이다. 미국 국민의 절반 가까이 되는 사람들은 그래서 트럼프를 좋아한다.

[광화문뷰] ‘개탈’이 대신 복수해주는 사회

‘복수’ 그것도 ‘사적 복수’가 요즘처럼 문화적으로 대량 공급-대량 소비된 적은 없었다. 경찰서나 법원은 필요없다. 직접 찾아 처형하고, 묻어 버리고, 후련해진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가 아니라 “주먹이 있는데 왜 법을 쓰냐”는 식이다. 전세계적으로 복수, ‘야만의 정의(Wild Justice)’를 다룬 창작물이 인기지만, ‘문화 강국’ 한국은 더 격렬하게 ‘복수 제품’을 찍어낸다.

택시 승객이 “복수해 달라” 주문하면 원수를 찾아 대신 복수해주는 내용의 드라마 ‘모범택시’, 학폭 피해 여고생이 20년을 준비한 끝에 가해자를 응징하는 ‘더 글로리’, 원수의 손주로 환생해 재벌에게 복수하는 ‘재벌집 막내아들’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나온 드라마는 한발 더 나갔다. “무죄의 악마를 처단하겠다”고 나선 일명 개탈(’개딸’이 아니다)이 ‘국민사형투표’ 문자를 보내 과반이 찬성하면 실제로 사형을 집행한다. 드라마 속 ‘개탈’은 인지수사를 하는 경찰이자, 공소장을 쓰는 검찰이고, 최종 판결을 내리는 대법관이며, 최후의 목줄을 거는 사형집행관이다. 국민에게 찬반을 물어 ‘살인’을 ‘사형’이라는 공적 행위로 만든다. ‘공공적 사적 복수’라는 개념을 들고 나온 셈이다. ‘드라마가 사법불신을 부추긴다’고 비판하면 “무법천지에서 픽션으로 대리만족하는 것도 문제냐”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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